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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즌3(~2023)

인간실격

by 이영때 2021. 7. 5.

 

너희들은 아직 실격하지 않았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가 사회적으로 이슈일 때,

뉴스 등 사회에서 이 들을 분석하며 경각심을 주곤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위험하다는 세간의 인식과 별개로 '소시오패스 테스트' 등 

하나의 재미 요소로 이용되고는 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것들이 꽤 있다.

 

이러한 테스트를  보면 역겨운 특징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는데,

본인이 스스로 소시오패스임을 자처하면서 특별함을 느끼는 것이다.

 

소시오패스는 사회적 시선으로 비정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즉, 정상인(사회적으로 규범된)을 벗어난 비정상인인데 관심받고 싶은 멍청한 사람들은 여기서 'abnormal'을 'special'로 간주하여 본인이 소시오패스가 되어서라도 특별함을 표출하고자 한다. 반사회적인 케이스에 본인이 해당하면 위기의식을 느껴야 하는데, 본인이 특별하다는 것에 포인트를 맞추는 어리석은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재미로 하는 테스트이기에 신뢰성과 정확도는 낮다)

 

'어 나 소시오패스인가?'

'이런 나 분노조절장애인가요?'

'맞아, 참고 있지만 나도 그래...'

 

본인이 특별하다는 것을 왜 그런 쓸데없는 곳에서 억지로 강조할까?

 

사람은 소속되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이다. 
물론 그 소속되어야 함에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하는 것은 소속감 뒤의 불편한 이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다 그렇잖아... 다 참고 살고 있잖아.

오늘 욕해도, 퇴사 안 하고 내일 출근하잖아...

왜? 만들어진 사회의 틀 안에서 살아야 하니까. 본인 만의 사회를 구축할 수는 없으니까.

몇 세대에 걸쳐서 만들어온 사회에 잠시 스쳐 가는 존재니까. 

 

누구나 본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런 특별함을 꼭 이상하게 표출하니까 그런 모습이 역겹다.

 

나는 민초가 맛있어요. 부먹은 사람이 아니에요. 이런 나 소시오패스 일지도?

점점 도를 넘어서 마치 범죄자, 정신이상자를 스스로 청하면서까지 특별함을 주장한다.

 

'인간실격'은 본인이 특별하다고 외치고 싶은 그 갈증을 아주 명확하게 해소해주고 있다.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면을 쓰고 생활하고,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지만, 개인 생활을 쉽게 하지 못하는 주인공.

주변 사람을 웃기기 위해 일부러 실수를 했지만, 아찔하게 들킨 상황.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듣는 사람이 상처 받을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인간, 사회를 이해할 수 없지만, 이 안에서 맞춰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 마치 이건 나를 위한 이야기야...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구나! 아아... 요조에 동화된다...
이 유명한 책에서도 그랬으니, 이런 나.. 이상한 게 아니라... 특별할지도??'

 

깊이는 다르지만, 누구나 다 힘들게 가면을 쓰고 사회에 맞춰가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다. 너만 특별하지는 않다. 이 책을 읽고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반증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실격 본질과 본인이 특별하다고 어필하기 위해 사용되는 인간실격의 본질은 다르다.

작가가 담아 낸 암울하고 우울한 상황과, 본인이 특별해지기 위한 수단으로 스스로 자처한 우울함은 다르다.

 

너는 (그렇게까지) 특별하지 않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힘듦이다.

 

'인간실격'의 매력은 내가 이 위대한 소설의 한 일부분이 되어, 마치 내가 특별하다고 착각하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속마음은 전혀 실격되고 싶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실격이라 자처하며 그런 곳에서 특별함을 표출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어찌 보면 그런 멍청함은 인간실격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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