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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덕질)은 돈이 된다. 온라인이 발달하기 전에는 오타쿠(덕질)는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했다.물어물어 알음알음 피규어와 게임이 있는 가게를 찾아가면, 가게에 도착하기 1km 전부터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만화책과 게임 속에서만 보던 내 동료들이 실체를 가지고 진열장에 들어가 있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손님도 사장도 모두 이 느낌과 감정을 공유하는 ‘진짜’이자 ‘하나’였다.지금은 모두 돈을 벌기 위한 ‘가짜’들만 남아 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이치방쿠지(제일복권)와 피규어를 샀다. 쿠지는 1인당 10개씩 제한이기 때문에 좋은 판을 보려면 줄을 계속 서야 했다. 반복해서 서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말을 걸어줬다. “이번 줄도 매진 날 것 같아요. ㅠ”“저쪽 줄이 더 빨리 빠질 것 같긴 합니다.”“이번엔 뽑겠는걸요? 노리는 건 뭐예.. 2026. 2. 14.
일해라 핫산 9 to 6일 경우 7시에 기상해서 준비 및 출근, 6시에 정시에 퇴근해 집에 오면 7시. 씻고 저녁 먹으면 8시. 12시에 잔다고 할 경우, 개인 시간은 4시간뿐이다. 이걸 주 7일 중 5일이나 해야 한다. 무려 몇십 년 동안. 왜 살아가는 동안 일하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하는 건데? 젊고 생생한 순간에 일만 하고, 그보다 젊을 때는 '좋은 곳'에서 일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데? 자는 것도 내일 출근하기 위해서 자는 것이고, 주말에 '쉬는 것'도 '쉬는 것'이라는 표현 자체가 일하는 것이 디폴트니까 할 수 있는 표현이다. 편하게 있다가 일하러 가는 날을 '일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이다. '나 오늘은 일할래', '나 이번 주는 그냥 일했어.' 이래야 하는 것이란 말이다. 일하다가 잠시 숨을 .. 2025. 11. 13.
스마일은 0원 30년쯤도 더 된 기억이다.어렸을 때, 맥도날드에 갔다. 그날 따라 자극적인 맥도날드의 감자튀김을 먹고 싶었다.맥도날드의 감자튀김은 그때의 어린 내가 아는, 선택할 수 있는, 자극적인 음식이었다.경제적 요건으로나 경험적 요건으로나. 100원 200원이 중요하던 그 시절에 그날, 나름 사치를 한다고 감자튀김 큰 것을 시켰다.그러자 그때 알바 누나가 말했다. '지금은 프로모션 중이라 큰 것 시키는 것보다 작은 것 2개 시키는 게 더 싸고 양도 더 많으니, 이렇게 시키는 게 더 좋을 거야.' 30년이 지난 지금도 이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맥도날드를 볼 때마다 떠오른다. 그냥 주문한 대로 감자튀김 큰 것을 줄 수 있었지만, 번거롭게 배경 설명과 함께 주문을 정정해 줬던 것.어린아이임에도 서비스 정신에 .. 2025. 10. 7.
과연 아이 먼저 구할 수 있을까? 차량용 스티커는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리는 용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에게 행동을 지시하는 용도가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초보운전'이라고 붙여놓으면 '나는 초보운전이다'라는 자기소개를 하는 것뿐이다. 더 나아가서 '초보운전이니 배려하세요'까지는 성립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예로는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혈액형은 B형 입니다' 등의 스티커를 생각해 보면 쉽다. 사고 상황에서 차 뒤의 스티커를 보고 수혈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확하게 검사 후 수혈하고, 또 사고 상황에 맞게 구할 수 있는 사람부터 구하게 되지, 스티커를 보고 '음 B형을 수혈해야겠군', '아이를 먼저 구해야겠어'라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건 스티커를 붙이는 사람도 인지하고 있다고 본다.즉 차량용 스티커는.. 2025. 8. 23.
4.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오 장이 터졌다. 구멍이 난게 아니라, 터졌다.염증이 장 부분만이 아니라, 주변 장기에도 퍼져있어서 무조건 수술로 장을 잘라내야한다.그러나 염증수치가 높기 때문에 당장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다.상황이 나빠지면 장루를 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장루를 달면 인간적인 삶을 포기해야하기 때문에 교수님은 최대한 고민을 하셨다. "일단은 조금만 더 지켜봅시다. 지금 당장 수술을 하면 장루를 달아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염증을 가라 앉혀보고 수술을 해봅시다.""입원은 한 달 넘게 한다고 마음 먹으세요. 지루함과의 싸움입니다." 사람의 몸은 1 아니면 0인 것 같다. 고장난 다음에야 통증이 찾아오니까, 고장나고 있는 와중은 인식할 수가 없다.백날 건강 검진에서 술 담배 줄이고, 운동하고, 기름진 것 먹지 말고, 콜레스테롤 관.. 2025. 8. 14.
3. 진단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체중계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반대로 불안감은 커졌다.오전 왕진 때 소화기 내과 교수가 왔다. 화장과 헤어스타일이 정말 독특해서, 정말 사람이 많은 곳에 있어도 알아챌 것 같다. 아니, 그렇게 독특하지 않았는데 교수라는 직책때문에 독특해보인 걸 수도 있겠다.일단 지금 수술은 아니고 상황을 보고 말해주겠다고 했다. CT판독이 오후에 된다고. 누가봐도 수술인데 바로 외과에 입원하지 않은 이유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냥 넘어갔다. 내가 여기서 따져봤자, 유튜브 하나 보고 세상의 온 지식을 다 안 거처럼 떠드는 사람과 뭐가 다르리.이 와중에 회사 팀장은 원격으로 일을 해달라한다. 내가 무슨 병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저번부터 10번은 말한 것 같은데 답답했다. 근데 한 달 쉬는데 하루 .. 2025. 7. 9.
2. 금식, 물도 먹지 말 것 위고비가 비싸다면 병고비로 살을 빼는 것은 어떨까?대장에 무리를 주면 안되기 때문에 '금식' 딱지가 내 침대 뒤에 붙었다. 파파존스 피자로 채웠을 내 식사는 하얀 영양제 주사로 대체되었다. 시원한 맥주 대신 투명한 수액이 내 몸의 갈증을 해소했다.언제쯤 먹을 수 있을까? 하필 토요일에 입원을 해서 월요일까지 담당 교수의 소견을 들을 수가 없다.적잖은 시간을 보내야하니, 이것 저것 챙겨야 했는데 무엇보다 가장 먼저 귀마개를 챙겨달라했다. 역시나 병실에서 서라운드 코골이가 나를 반겼다. 금식으로 입을 막고, 귀마개로 귀를 막고 시간을 보냈다.낮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룬테라를 하거나, 수박게임을 하거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밤에는 인터넷, 소리끈 숏츠 그리고 신입간호원의 혈관 잡기 모르모트가 되었다. 마음으로.. 2025. 7. 8.
1. 응급실과 입원 왠지 아침에 배가 아프더라. 그냥 사라질 통증일줄 알았지.비행기안에서도 내내 아파서 설마하는 의혹이 점점 커져갔다. 당일에 다시 돌아오려고 했으나,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것 같아 동네 병원에 갔다."그 몸으론 비행기를 타실 수 없습니다!!"의사가 매우 친절하게 CT를 설명해줬다. 내용은 친절하지 않았지만...CT결과를 들고 대학병원에 달려갔다. 게실염은 입원치료가 필수라 어쩔수없었다. 6시에 응급실에 갔는데, 12시에 병실에 갈 수 있었다. 짜증은 났지만, 전공의 파업으로 입원을 못하는 것보다야 낫지.금요일날 올라갔다가 피자먹고 내려와서 게임하면서 주말을 보내는 내 계획은 낯선천장과 함께 보내는 무한대실로 대체되었다.재발률이 높은 병이라 언젠간 수술을 해야하는데, 섬동네 병원보다 서울 대학병원이 낫겠.. 2025. 7. 8.
민주주의는 실패했다. 국평오라는 말이 있는데, 그보다는 국평칠이 맞다고 생각한다. 1~9등급의 중간인 5등급은 평균이 아니다. 왜냐하면 시험을 응시하지 않은 사람까지 합친 후 평균을 내면 5등급보다 더 밑인 7등급이 평균값을 가질 것이다. 입시를 비롯한 경쟁에서는 더 똑똑한, 더 노력한 사람이 높은 자리를 얻을 수 있고, 이런 사람이 주도적인 의견을 낸다. 성적이 좋은 사람이 좋은 대학을 가고, 회사에서는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지시를 내린다. 같은 사람이지만 가지는 힘은 같지 않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이렇게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그에 따른 정의로운 결과를 주는 것 같지만, 이면에서는 다수결이라는 이름하에 모두 동등한 1표 가지게 되며 이로인해 강제로 사람들의 격차(주로 지능)를 동등하게 만들어버린.. 2025. 6. 8.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하고 내 인생이 달라졌다. 확실히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를 하고 나서 내 인생이 달라졌다. 원래는 세일한다고 쓰레기 같은 게임 사고 2시간 환불하고 했는데,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를 클리어하니깐 품위유지 하려 스스로 노력하려고 한다.방금도 던파 나벨 레이드에서 완벽한 가드 타이밍에 클레르 옵스퀴르에서 배운 '쳐내기'로 카운터 치고 왔다. 학생 때는 일진은 커녕 같은 찐따한테 매일 '고마주' 당할 뻔했는데, 이제는 화나는 일이 있으면 'X발'이라는 미개한 욕이 아니라 품위있는 '쀠땅!'이라고 큰소리로 또박또박말하고,피시방에서도 스팀게임하면서 알바생이랑 눈마주치기 가능해졋다. 아무리 기본 좆같은 일이 생겨도'쳐내기' 실패 후에도 '원정대 최후의 반격'으로 세상을 구한 나는 누구?"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일원"하면.. 2025. 5. 5.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었던 일본 드라마예고편, 포스터 등으로도 장르를 알기 어려웠고 1화를 볼 때까지만 해도 주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는 대만족한 드라마다.다음 화가 기다려지는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라기보다는 잔잔하게 아무 생각 없이 틀어두면 보게 되는 드라마. OCN에서 틀어주는 영화처럼 붙잡히면 빠져나가기 어려운 드라마다. 무엇보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교훈, 억지 감동, 훈계가 없었으며 이상한 개그 포인트가 잔잔하게 치고 들어오는 게 재미있었다.'일본 드라마'라는 장르의 허들과 역설적으로 '흔히 한국인이 알고 있는 일본 드라마와 다르다는 점'이 허들이지만,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대체 뭔 말을 하고 있는거야?'란 말과 함께 빠져들게된다. 웃기려고 하지 않는 개그 포인트와 그걸.. 2025. 5. 5.
지적 우월감 회사 사내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보통 공지나 장터 등의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색다른 내용의 게시글이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아침에 회사에 청소해 주시는 이모님이 계시는데, 자리마다 개인 휴지통을 치우느라 허리를 많이 굽히신다. 몇 십 개를 치우려면 정말 힘드실 것이니, 우리가 복도에 쓰레기통을 쓰는 게 어떨까요?ㄴ저도 지금 당장 제 쓰레기통 비웠습니다. ㅠㅠ  보는 순간 마음속에서 거부할 수 없는 역겨움이 올라왔다. 이모님들이 치우는 건 이모님들의 일인데 그걸 왜 본인이 나서서 깨어있는 척하는 거지? 청소하시는 이모님의 상황이나 청소 방식, 도움을 주는 법 등 원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이 역겨웠다.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깨어있는 생각(본인 기준)을 .. 2025. 3. 30.
진정한 호의는 모르는 사람한테서 나온다. 퇴근길에 옆에서 하얀 BMW가 빵빵거렸다. 운전자는 손짓발짓을 다 해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고 했다. 뭘까?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무엇인가 필사적으로 전하려고 하다니, 둘러보니 사이드미러가 접혀있었고, 라이트도 꺼져있었다.사이드미러를 피고 라이트를 켠 다음에 표정으로만 최대한 감사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그 사람은 굉장히 쿨하게 마치 이 밤 도로의 안전 수호자가 된 듯한 뿌듯한 표정을 짓고 가버렸다. 나는 그 사람에게 받은 호의를 갚을 수 없고, 그 사람도 보답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더욱 보답받으려고 한 행동은 아니었으리. 아마 추측건데 그 사람이 받은 보답은 스스로가 더 나은 사람이란 것, 다른 사람을 도왔을 때 오는 뿌듯함이었을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 호의를 베풀라는 말이 많다. 다만 조.. 2025. 2. 25.
게임을 하지 않는 게임 회사 직원은 나쁘다. 매우. 느끼는 건데, 이 일을 하고 싶어서 여기에 온 것이 아니라 '일을 해야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어느게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생을 위해서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이 택하는 것일 테니까. 이자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얼마나 회사에 갈아 넣느냐가 이자가 되어 나오는 것. 당장 쉬고 싶고, 놀고 싶고, 대충 먹고 살 정도만 벌어 놓고,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미래를 그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 일을 하고 싶어서' 이 회사에 들어왔다면 지금 회사에 나를 갈아넣으면 즉시 미래가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카페에서 사람 앉혀 놓고 떠들면 술술나오는데, 글로 적으니까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게이머들의 꿈의 회사는, 게임 만드는 회사다. 학생 때부터 게.. 2024. 11. 3.
끝까지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야 - 산나비 선입견게임 자체의 재미로 흥행한 것이 아니라, 한국 특유의 호들갑으로 흥행이 되어있었다. '산나비를 클리어하고 감동을 한 나'에 심취한 산쌤들이 아직 플레이하지 못한 다른 '무지몽매한 유저들'을 안타까워하고 있었고, 또 그런 사람들을 자극하여 귀신같이 조회수 올리기를 하고 있는 가짜 게임 BJ의 인기 게임이 된 산나비. 이렇게 산나비는 게임보다 외적 요소에 의해서 더럽혀지고 있어서, 게임 자체가 꼴 보기 싫은 상태였다. 즉, 내가 느낀 산나비는 재미있다, 없다 등의 게임적 요소로 평가되는 게 아니라, (그들만의) 유행을 타느냐 마느냐로 평가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호들갑 열풍도 게임으로서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고 있기에 시작된 거로 생각했으며, 마침 또 요새 엔딩까지 본 게임이 없어서, - 끝이 없는 온.. 2024.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