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현재/생각

진정한 호의는 모르는 사람한테서 나온다.

by 이영때 2025. 2. 25.

 

퇴근길에 옆에서 하얀 BMW가 빵빵거렸다.

 

운전자는 손짓발짓을 다 해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고 했다. 뭘까?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무엇인가 필사적으로 전하려고 하다니, 둘러보니 사이드미러가 접혀있었고, 라이트도 꺼져있었다.

사이드미러를 피고 라이트를 켠 다음에 표정으로만 최대한 감사하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 사람은 굉장히 쿨하게 마치 이 밤 도로의 안전 수호자가 된 듯한 뿌듯한 표정을 짓고 가버렸다.

 

나는 그 사람에게 받은 호의를 갚을 수 없고, 그 사람도 보답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더욱 보답받으려고 한 행동은 아니었으리.

 

아마 추측건데 그 사람이 받은 보답은 스스로가 더 나은 사람이란 것, 다른 사람을 도왔을 때 오는 뿌듯함이었을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 호의를 베풀라는 말이 많다. 다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대부분이 기브 앤 테이크가 전제가 되어있는 것들이다. 잘해주면 그 대가를 받기 위한 일이란 말이다. (그것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에 대한 진정한 호의라고 할 수 있을까? 타인에게 자신이 보답받기 위한 호의라는 생각이 든다.

즉, 베푼다는 가면 뒤에 숨겨진 본내는 내가 보답받기 위한 계산적인 행동이란 것이다.

 

진정한 호의는 보답과 전혀 상관없이 스스로가 뿌듯하고 만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상대와의 이해관계라는 외부 요인을 제거한, 생판 모르는 남에게 보답을 바라지 않고 베푸는 호의가 진정한 호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알게 모르게 사람들은 이걸 내재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살면서 모르는 사람에게 받은 친절에 감동하고 고마워하면서 기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몇 달 전 퇴근길에 사이드미러 피라는 호의를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계산 없는 순수한, 나에게 보답을 바라지 않고 베푼 친절. 그것이 사랑이고 인류애다.

 

인류애를 베풀자. 삶은 짧다. 계산하고 사랑하기에는 너무 막막하지 않은가?

사랑하자.

'1. 현재 >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주주의는 실패했다.  (0) 2025.06.08
지적 우월감  (2) 2025.03.30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 2024.06.10
물이 되어라, 친구여  (2) 2024.02.05
행복은 내 안에서  (0) 2024.01.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