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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즌3(~2023)

GROW UP

by 이영때 2020. 12. 12.

 

사람이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접하는 환경에서 사람들의 경제적인 삶의 질이 동등해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갤럭시가 있고, 너도 아이폰이 있으니까. 타인과의 삶에서 경제적인 차이를 둘 수 없다면, 내면의 성장에서 차이를 둘 수 있지 않을까?

 

경제적인 삶의 질이 동등하지 않다고?
신 포도 이론이지만, 저기 강남 아파트에 살며 외제 차를 모는 친구보다 월세를 사는 내가 우위에 설 방법은 당장은 내면의 우위뿐이라 생각한다. (물론 친구와 나는 아이폰/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다)

 

내면의 우위를 얻기 위한 성장이란 무엇일까? 지식이나 교양의 습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만약 그것이 맞다면 나는 남들보다 지식이, 교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가?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아니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났다.
쏟아지는 방대한 지식의 파도 앞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 아니요.

 

인터넷에서는 지금 이슈가 되며 쉽게 찌들 수 있는, 곧 잊힐 잡다한 지식과 이슈 거리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넓고 얕은 지식층을 형성하게 된다. 깊게 고찰하지 않게 되고 자아가 성장하는 것과 관련이 없는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무서운 것은 작은 공감만 얻어도 '내가 생각한 결과', '내가 노력한 결과'로 얻은 지식이라고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결국 자기 생각으로 얻은 것이 없으니 성장하지 않고 기분만 내는 '폰성장'에 불과하다.

 

또한, 인터넷에서는 내 편만 있는 곳에 가게 되니 내 말이 맞는 것 같고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지식만 선택해서 볼 수 있다. 보기 싫은 것은 안 봐도 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살인 한 번이면 참을 인 세 번을 면한다'는 말처럼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을 계속 만나야 되기도 한다. 하고 싶은 인터넷을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현실에서는 '뒤로가기'가 없다.

 

이러한 환경에서 남들보다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방법이 무엇일까? 독서를 하면 될까? 같은 문장이라 할 지라도 한 구절을 찾기 위한 과정이 다른 것처럼, 밤새 읽은 책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과 인기글에서 느낀 카타르시스의 종류는 다를 것이다.

 

애초에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내면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더 근본으로 들어가서 '남보다' 우위에 서야 하는가? 

 

...... 남보다 우위에 서야 하는 것은 맞다. 땅을 사서라도 사촌의 배에 고통을 줘야 하는 게 인간의 습성이니까. 땅이 없다면 신 포도를 쳐다보면서 '나는 너보다 내면은 부자야'라고 위안을 얻어야 하니까.

 

참 신기하다. 혼자서는 살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살아있게 하는 남이 아파야 즐겁다는 것이. 

타인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박애주의자이기에 잠시 성장을 쉬어가는 기간이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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